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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rchy의 Japan Life

아키히토 덴노(明仁天皇)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대신의 신년사 - 동상이몽의 일본 본문

Studying abroad at Japan/일본 현지 소식

아키히토 덴노(明仁天皇)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대신의 신년사 - 동상이몽의 일본

AnarchyKR 2019. 1. 4. 14:41
새해가 되고도 어언 4일(ㅎㅎ)이 지났습니다. 


2019년을 맞이하는 일본, 올해는 아주 다양한 이벤트들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먼저, 5월 1일부로 30년간 지속되었던 헤이세이 연호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두번 째로, 2020년 도쿄 올림픽이 개최까지 약 1년을 남긴 상황에서, 인프라 공사와 제도 개선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건 일본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미중 무역갈등 등의 경제 침체 이슈들도 있습니다. 당장, 그저께와 어제 안전자산으로 취급되는 엔화로 투자 자금들이 몰리면서, 환율이 총 3% 이상 폭등하는 등 일본도 이러한 이슈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일본에게 있어 중요하게 받아들여질 올해 2019년을 맞이하며 현 천황인 아키히토 덴노(헤이세이 덴노)와 아베 신조 현 일본 총리대신이 다소 상반된 신년사를 발표해 이슈가 되었습니다. 


무슨 내용인지 한번 보겠습니다. 


1. 아키히토 덴노의 신년사 요약 





(아키히토 덴노의 신년사 노컷 버전 / 주의 : "덴노 헤이카 반자이(천황 폐하 만세)!"라고 외치는 소리가 다수 들어가 있습니다.)
 

먼저 아키히토 덴노의 1월 1일 신년사 일부를 보겠습니다. 


그는 이번 신년사에서, 


"일본과 세계 사람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 (我が国と世界の人々の安寧と幸せを祈ります)


"활짝 갠 하늘 아래에서 여러분과 함께 새해를 경축하는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天候に恵まれ、このように皆さんと共に新年を祝うことを誠に喜ばしく思います)


 등의 말을 남겼습니다. 


아키히토 덴노는 전임 쇼와 덴노와는 다르게 평화주의자로 알려져있는 만큼, 세계 사람들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그는 과거, 


"우리 국민들은 다시는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깊은 반성과 평화국가가 되겠다는 굳은 결의를 했다." (1992년, 중일 수교 20주년차로 베이징에 방문해서 남긴 발언)


"한때 우리나라가 한반도 사람들에게 지대한 고통을 주었다는 깊은 슬픔이 항상 내 기억 속에 있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 방일 만찬에서)(이 발언은 한때 국내 기사로 대서특필 되는 등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가 있습니다)


"전쟁의 기억이 희미해지려 하고 있는 오늘, 일본이 지나온 역사를 반복해 배워서 평화를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중요하다." (2011년 생일 기념 감상문에서)


등의 발언을 남긴 바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 쇼와 덴노 시대에 벌어진 2차세계대전 시기에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낸 그로써는 너무나 당연한 생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발언들을 통하여 아키히토 덴노는 국내에서 "전쟁을 반성하는 평화주의자" "일본 황가의 양심"등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서.. 


2. 아베 신조 현 일본 총리대신의 신년사 요약


아베 신조 총리는 연두소감(신년사)에서 


"일본의 내일을 열어가는 한 해로 만들 것"


"남은 임기 몸과 마음을 다해 남은 과제에 대해 도전해 나가겠다. 자녀와 손자들에게 희망이 넘치고, 긍지가 있는 일본을 넘겨주겠다"


라는 발언을 남겼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남은 과제"라는 부분입니다. 현재 자민당이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헌법 9조(평화 헌법)"의 개헌을 이야기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 일본국 헌법 제 9조


①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 평화를 성실히 희구(바라고 구하다)하며, 국권의 발동인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이를 포기한다.

② 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육해공군 그 외 전력은 이를 보유하지 아니한다. 국가의 교전권은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다. 


일본의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일본제국군은 GHQ에 의해 완전히 해산하고, 헌법 제 9조로 우리가 흔히 아는 "군대"의 창설이 불가능해져, 현재는 "자위대"(명목상 국토방어를 위한 무력집단)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대신이 노리는 것은 이 헌법 9조를 개헌하여 일본의 무력화를 꾀하겠다는 것으로 사료되고 있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정상국가화")


3. 아베가 악셀레이터를 밟고 아키히토 덴노가 브레이크를 밟다


헌법 9조 개헌을 위시한 국가 우경화가 가속화되면서, 아키히토 덴노는 최후의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바로 16년 8월 8일 발표된 "생전 퇴위 및 황태자로의 왕위 이양"입니다. 


과거 일본국 천황이 생전퇴위를 한 사례는 매우 많지만, 최근에는 고카쿠 덴노->닌코 덴노로의 양위 후 200년간 관련 사례가 없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현대 일본의 법률에는 생전 퇴위에 관한 명문이 없어 법 개정이 필수적인 상황이 되고, 관련 법의 개정이 이루어지는 동안에는 헌법 개정이 진행되기 힘들다는 것을 노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또한, 아키히토 덴노 본인도 현재 만 85세의 고령이며, 아들인 나루히토 황태자의 나이도 현재 57세로 아키히토 덴노 자신의 즉위 연령을 넘어간 시점에서 더이상 황태자의 덴노 즉위를 미룰 수 없다는 생각도 들어가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아키히토 덴노는 55세에 천황 즉위)


4. 아키히토 덴노의 퇴위 그리고 앞으로의 일본 - 나루히토 황태자의 역할


5월 1일을 기점으로 아키히토 덴노에서 나루히토 황태자로의 왕위가 이양되고 나면, 나루히토 "덴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비록, 입헌군주제를 천명하고 있는 일본에서 덴노가 실제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아버지 아키히토 덴노도 아베 신조 정권의 개헌 움직임에 본인이 밟을 수 있는 최대한의 브레이크를 밟은 만큼, 후임 나루히토 황태자가 어떠한 행보를 보이는지에 따라서 일본 헌법 9조의 향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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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논문을 위한 일본 시사상식의 첫 글로는 어울리지 않는 테마일지도 모릅니다. 


외국인 수험생이 일본 황가의 사정이나 헌법 9조의 개헌 등의 내용을 알고 있다 해도, 일본 국내 수험생들에게도 묻지 않을 이러한 것을 외국인 유학생 대상 소논문 테마로 출제하는 학교는 절대 없을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슈 속에서도 일본의 입헌군주제 구조나 일본 근현대사 등의 상식이 일부 들어가있는 만큼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아키히토 덴노와 아베 신조 현 일본 총리대신의 신년사를 테마로 선정해봤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다음엔 현재 도쿄 올림픽 이외에 추진되고 있는 큰 국제 행사 중의 하나인 2025 오사카 엑스포(만국박람회)와 관련 행사 시설이 유치될 예정인 유메노시마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어볼 예정입니다. 


※ 내용 지적, 오탈자 지적 등 환영,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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